40대에 치아교정하기로 결정한 계기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치아검사를 하는데 부정교합 진단을 받았다. 그 때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큰 불편함도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계속 중학교, 고등학교 치아검사를 할 때마다 부정교합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치아교정이라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큰 불편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계속 한 귀로 흘려보냈다.
항상 거울을 보면서 치아를 보면 아래쪽 앞니가 윗쪽 앞니를 덮고 있었다. 앞니가 들어가고 윗쪽 송곳니는 덧니처럼 나와 있어서 흉했다. 그래서 말할 때도 치아가 보이지 않게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말했고, 웃을 때도 치아가 보이지 않게 입을 다문 채 입꼬리만 올려서 웃었다.
그렇게 20대, 30대를 거쳤다. 20대까지는 돈에 여유가 없어서 치아교정을 할 엄두도 못냈지만, 30대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치아교정 안해도 잘 살아왔는데 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시간만 흘러갔다. 치과가는 것도 무서웠다. 치아교정을 미루는데 코로나도 한몫했다. 호흡기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치과에 가서 치아교정을 하다가 감염되는게 아닌지 두려움이 있었다.
40대가 되어서 우연히 입 안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는 충격적이게도 치아 안쪽이 시꺼멓게 되어 있었다. 양치질로 박박 문질러도 벗겨지지 않았다. 자주 마시는 커피와 콜라로 착색이 된 것 같았다. 스케일링 한 지가 10년이 넘었으니 그 동안 치석과 치태가 많이 쌓여 있었을 것이다. 또한 치아 사이가 가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치과에 가기로 결정했다.
오랜만에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했다. 치석과 치태가 많이 쌓였는지 1시간 정도 스케일링을 했다. 치아 안쪽 착색된 부분들은 어느정도 없어졌지만 약간의 흔적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치아 사이의 가려움은 계속 되었다. 스케일링 후라 그럴 수 있다는 치과의 말을 듣고 집으로 갔다. 하지만 며칠 후에도 가끔씩 치아 사이의 가려움이 생겼다.
최근에 SNS를 많이 보았다. 모르는 사람들의 웃는 사진들이 많이 보였다. 모두 치아가 가지런하고 웃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젊은 외모와 가지런한 치아를 보고 있자니 나의 젊었던 시절과 비교되었다. 핸드폰으로 나의 웃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치아가 너무 못생겨보였다. 삐뚤삐뚤하고 반대교합에 덧니도 있고, 치아 중심선도 맞지 않았다. 우울해졌다. 산책하러 밖으로 나갔다.
이런 치아모습으로 앞으로 계속 살아갈 것인가? 치아모습 뿐만 아니라 치아교합이 잘 안되니까 치아가 밀리면서 중심선이 계속 틀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 가다가는 점점 치아가 안좋은 모양으로 틀어질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기분이 우울했다.
그렇게 계속 고뇌에 빠져 있었다. 치아 사이는 또 가려운 느낌이 났다. 치실로 가려운 부분을 닦으니 피가 났다. 며칠째 치실을 사용할 때마다 피가 나서 진료도 받고, 치아교정상담도 받을 겸 치과를 가기로 했다. 잇몸이 가려운 덕분에 드디어 치아교정상담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으로 잇몸 가려운 것은 없어졌다. 그리고 치아교정상담을 시작으로 치아교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치아교정비용이 적은 비용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계속 이런 고뇌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돈을 쓰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더 이상 이 지긋지긋한 부정교합과 삐뚤삐뚤한 치아, 덧니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치과에 가는게 무섭지 않았다.
치아교정을 시작하고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2년 정도 흐르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희망이다. 치아교정과정이 길고 힘든 과정이겠지만 희망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치아교정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 특히 나처럼 저작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빨리 치과에 가서 치아교정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치아교정은 미룰수록 점점 더 늦어지고, 찝찝함과 아쉬움 속에 살아갈 것이다.